[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4회 :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교육 불평등 해소 방안1(2)
이상구 공동대표
2020-09-15
소득에 따라 학습뿐만 아니라 식사나 사회관계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어,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 방치되는 학생들의 정서안정 지원 등도 필요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174회는 2020년 9월 15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교육 불평등 해소 방안1'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니, 자기 스스로 관계망을 형성하고, 자신의 삶을 구상할 능력이 되지 않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집에 있으면서 SNS 등 온라인으로 미디어만 접하게 되는 것이 당연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소득계층별 교육 격차가 커졌다는 것은 어떻게 나타났나요?

- 코로나19 이전에는 학교 선생님이 매일 알림장 내용을 불러주고 준비물과 숙제를 까먹으면 잔소리도 해줬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정 내 보호자 말고는 아무도 학생을 챙겨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자녀의 학습과 과제에 신경 쓰고 말고의 차이는 예전보다 훨씬 더 큰 교육격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 ‘나의 보호자는 학교 일정과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챙겨준다’는 비율조차 계층 간 차이가 벌어집니다. 경기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형편이 어렵고 부모가 여유가 없는 가정의 경우 시시때때로 바뀌는 등교 일정을 숙지하지 못해 자녀를 미등교일에 등교시키거나, 등교일에 등교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고 말했습니다.



- ‘온라인 수업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고 불편하다’는 비율도 저소득층 학생이 높았습니다. 하층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듣다가 어렵거나 궁금한 점이 생겨도 선생님이나 보호자에게 도움을 받기보다 혼자 해결하거나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집에서 숙제·수행평가·지필 평가 준비 등을 하는 시간은 중층·상층 학생에 비해 지나치게 많거나 적었습니다. 그만큼 학습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 (사회자) 학습뿐 아니라 학습 이외의 부분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있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 코로나19가 벌인 격차가 학습 이외의 부분에서도 확인된다는 것 입니다. 학습뿐 아니라 수면, 식사, 사회관계, 정서적 측면 모두에서 학생들 사이 계층별 불평등이 심화됐습니다.

-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잠자는 시간의 변화’를 물었을 때 하층이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상중하 가운데 가장 적고, ‘줄었다’거나 ‘늘었다’는 비중은 가장 많았다. 더 많이 자거나 더 적게 자거나, 가난한 집 학생일수록 수면 습관의 변화를 더 많이 겪은 것입니다.


- 식습관의 격차는 더 심각합니다.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평일 점심을 먹는지를 물었을 때 ‘항상 먹는다’는 비율이 상층은 65.4%인 반면 하층은 41.1%에 불과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이라면 가정환경이 어떻든 학교에서 동일하게 급식을 먹었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던 격차입니다.


- ‘코로나19 이후 편의점 음식, 패스트푸드를 더 먹는다’는 비율도 하층 학생일수록 높았습니다. 반면 상층 학생은 코로나19 이후 편의점 음식, 패스트푸드 비중은 줄고 집밥(한식) 비중은 느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학습뿐 아니라 생활습관과 식습관의 격차도 보정해주던 학교의 기능이 사라진 탓에 나타난 현상들입니다.

- 시사인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더 엉망으로 먹고 자고, 더 우울하고 더 외롭다”는 것이고 소득계층에 따른 이러한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사회자) 지금까지 학교가 해오던 학습 이외의 기능의 중요성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비대면 수업을 하면 외 학습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인가요?

- 앞의 조사에서 잠깐 드러났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아이의 옆에 누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즉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가’가 이 격차에 관여합니다.

- 평일 등교수업이 없는 날 어디에서 낮 시간을 보내는지 물었을 때, 계층에 상관없이 85% 이상이 ‘집’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다 같이 집에 있지만, 차이는 그 시간 ‘함께 있는 사람’에서 벌어집니다.

- 상층 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있는 경우가 반 이상(52%)이고 혼자 있는 경우는 15%에 불과하지만, 하층 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있는 비율(35%)이 상층에 비해 훨씬 적고 혼자 있는 비율(28.6%)이 훨씬 높았습니다. 이 격차는 학습의 차이와 학력의 차이 뿐 아니라 ‘정서의 격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 최정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아정신과 과장은 최근 진료실에서 그 격차를 목격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부모가 재택근무를 할 수 있거나 안정적인 수입이 유지되는 가정은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대화가 많아지면서 심리 상태가 오히려 호전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반면 생계 문제 때문에 긴급돌봄에 보내야 하거나 부모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적어지는 가정은 반대로 아이의 심리 상태가 더 불안해졌다. 이렇게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사회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을 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응의 일환으로 이미 지난 1학기 동안 진행된 원격 수업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 해법을 펼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원격 수업의 질을 담보하면서도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 온라인 학습 격차의 차이의 원인이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부모의 유무의 차이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1)취약 아동들에게 학습 도우미 파견을 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해 2)전국의 지역아동센터나 읍/면/동 사무소를 통한 학습지원 센터를 개설하는 방안, 3)하루 종일 비우고 있는 학교의 교실을 활용해 시간대 별로 소수의 아동들을 나오게 하여 학습을 지원하는 비대면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특히 잠시 유행하다가 지금은 시들해져 버린 <자기 주도 학습법>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학생들이 주변의 도우미가 없어도 스스로 자신이 관심을 가진 문제에 대해 온라인으로 자료를 찾아보거나 그룹을 만들어 대화와 토론을 하는 등 이미 교육계에서는 검증된 교수 방법이 있습니다.

- 지금은 방치되고 있는 학생들의 정서 지원과 생활습관 교육 등도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즐겁고 활기차게 보내도록 할 것인지, 집에 있을 때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운동을 하도록 할 것인지, 아이들의 비대면 대화방을 개설해서 주제별로 토론을 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학교라는 공간에 가서 수업과 방과 후 교실, 그리고 운동장과 복도에서 뛰어놀고 아이들과 만나는 것 모두가 학습의 일환이었다는 것을 깨닳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면, 현재의 단순 학습 중심의 온라인 교육 외에도 다양하게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육지원 센터>가 되는 것이 앞으로 학교가 해야 할 역할이 될 것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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