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정권 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232회 :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드는 방안(1)
이상구 공동대표
2021-04-13
보궐선거 참패는 야당의 선전이라기 보다는 정부와 여당의 민생 홀대에서 비롯, 국민들은 후보의 윤리나 도덕을 단죄하기 보다 생활 개선을 원해

새날 '정권연장을 위한 씽크탱크' 232회는 2021년 4월 13일 방송됐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여했으며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드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방송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소개한다.

▲ 새날 유튜브 방송 화면


○ (사회자) 보궐선거의 결과를 초래한 원인을 두고 민주당 내에 여러 가지 논의가 활발한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 이야기가 되고 있나요?

- 본래 선거 결과가 나오면, 패배하면 나오는 책임론에서부터, 이긴다고 해도 논공행상 까지 여러 가지 논의가 있는 것이 정당의 정상적인 행태입니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당장 원내 대책을 준비하고, 제1당으로 국회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원내 대표 선거가 이번 주에 우선 치루어지며, 곧 이어서 5월에는 전당대회가 개최됩니다.

- 한편에서는 친문과 비문 사이의 책임론 공방에서부터 다른 한편으로는 당내에는 친문비문의 구분이 없다는 통합론까지 여러 주장들이 난무하지만, 이 역시 바람직한 정당의 당론 형성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사회자) 그런데 위원장님은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가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 역으로 이번 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을 모두 이겼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큰 병을 방지하기 위해 백신을 미리 맞은 것이다’라고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이번 선거 결과는 2가지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첫째, '국민의힘이 좋아서 찍은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더 잘하라고 반대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다.'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서울과 부산을 모두 이긴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은 그리 많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선거에서 만큼의 지지율은 고사하고, 민주당보다 더 올라간 것도 아닙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후보를 찍지만, 국민의힘이 좋아서 찍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가지 여론조사 결과들이 선명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 선거 결과 나타난 두 번째 결과는 후보의 윤리나 도덕보다도 당장 내 생활이 더 급하니 민생에 집중하라는 요구입니다. 저역시 마찬가지지만 이런 비리 의혹과 문제가 있는 후보를 어떻게 찍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실제로 국민들은 2007년 선거에서 이명박을 찍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 민주당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윤리와 도덕의 기준이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중도층을 포함하는 다수 국민들이 생각하는 시급성과 우선 순위는 <당장 내일의 삶의 문제>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사회자) 서울시와 부산시의 시정이 많이 달라질까요?

- 다행인 점은 우선 이번 보궐선거로 당선된 분들의 임기가 짧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1년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서울과 부산의 정권이 교체된 마당에 중앙정부와 입장의 차이가 있는 당선자라면, 부동산 문제, 규제 완화, 세금 문제 등 중앙정부와 협의를 통해서만 가능한 정책들이 많기 때문에 쉽게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은 하나도 없습니다.

- 두 번째 안전장치는 시의회입니다. 서울시 의회와 부산시의회 모두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예산이나 조례제정 등은 모두 시의회의 동의와 의결을 거쳐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시의회의 동의를 얻어, 조례를 제정하거나 예산을 통과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과의 차이가 될 것입니다.

○ (사회자) 그래도 이렇게 문제가 많은 후보가 당선되면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범죄혐의에 대한 조사 등 여러 가지 시정(市政) 운영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요?

- 이 부분 역시 검찰 개혁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게 계속되었던 부산의 L city 문제가 덮혀 있었던 것도,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상대편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모해위증을 교사했다는 당사자의 자백이 있었음에도 조사가 되지 않았던 것은 <검찰의 봐주기> 때문이었는데,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가 출범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 이번에는 검찰이나 공수처가 어떻게 할지 지켜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 자체가 시간이 걸리고, 기소에 사법 조치까지 시장 임기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범죄혐의 수사로 중간에 임기가 중단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렇게 문제가 많은 당선자가 시정을 담당하는 것을 용납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현실 선거에서 시민들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민들은 윤리나 도덕보다도, 당장의 생활의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이제는 현실로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 (사회자) 그럼 어떻게 해야 민주당에게 전화위복이 될까요?

- 일단 선거 결과 당내 반성의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과정은 시작되었습니다. 민주당의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 스스로는 오만하지도, 불손하지도 않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 국정을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다수 국민들의 어려워진 삶을 세세하게 돌봐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점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너무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 제발 좀 살려주셔요!!.'라는 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집권당에 호소한 국민들의 읍소(泣訴)라는 것입니다. 

- 따라서 이런 국민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 만으로도 전화위복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희망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번 선거는 물론이고, 다음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어떤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국민들이 기대할 곳은 민주당밖에 없기 때문에 민주당이 겸손한 자세로 그러한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실제로 변화하려는 정성을 보여주는 모습이 뒤따른다면, 국민들은 다시 한번 표를 모아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사회자) 코로나 방역도 성공하고, 백신 접종도 시작되었는데, 어떻게 집권당에게 참패를 안겨 줄 수 있느냐고 억울해 하는 당원도 있더군요?

- 제가 학생때 교수님에게 들은 말씀 중에 지금도 가슴에 새기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교수님은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분이신데도, 전생(前生)을 언급하시면서, “너희는 잘나고 공부를 잘해서 의사가 된 것이 아니고,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서 현생(現生)에서 죄 갚음을 하라고 의사가 된 것이다‘라는 말씀이셨습니다.

-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분들은, 오직 한마음으로 국민을 위해 순종하고,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정치는 봉사고 희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잘못해서 국민의 힘을 찍어준 것이 아니라, 코로나 방역을 하면서 국민들의 생활을 돌보는 것이 미흡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아닌 곳에 표를 던진 것입니다.



- 다른 나라들이 GDP의 40% 수준까지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13.6% 수준의 재정만 투입한 것에 대해, 그래서 내 삶의 어려움이 나아지지 않는 것에 국정 운영의 책임이 있는 집권당을 비판하고 심판한 것입니다.

- 기재부가 반대해서 못했다는 것이 집권당의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기재부가 반대하는 것은 곳간 지기로서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하지만 국회와 정당의 의무는 국민들을 대변해서 그들의 삶을 돌보는 것입니다.

- 추경을 하는 것이 기재부의 반대 때문에 어렵다면, 필요한 입법을 해서라도 과감한 지원을 해 주기를 바랬는데,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참패의 원인입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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